피렌체 5월 음악제, 베로나 오페라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아레나 디 베로나 원형극장 ⓒ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오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축제인 피렌체 5월 음악제, 베로나 오페라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세 축제는 각각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세계 아름다운 도시들에서 열리는 피렌체 5월 음악제, 베로나 오페라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피렌체 5월 음악제 Maggio Musicale Fiorentino

 

 

 

 

 

1933년에 시작된 피렌체 5월 음악제는 이탈리아의 수많은 음악제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규모면에서도 가장 크게 열리는 음악제입니다. 매년 5월 피렌체는 세계적인 지휘자 연주자 가수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클래식 음악 공연을 선보이는데요. 이 음악제는 오페라 심포니 챔버 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구성되며, 피렌체의 역사적인 극장과 광장, 교회에서 열립니다.

 

오페라 공연은 피렌체 5월 음악제의 하이라이트로 매년 새로운 작품과 고전 작품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과거 피렌체에서는 매년 5월 1일 칼렌디마지오 Calendimaggio라는 이름으로 봄 축제가 도시 전역에서 열렸어요. 이후 르네상스가 도래하면서 피렌체에서 각종 예술 활동이 시작됐는데요.

 

이 가운데 16세기 무렵 시인 작곡가 학자 음악가 등 예술 애호가들이 모여 카메라타 Camerata를 결성하여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이들은 피렌체의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시인 오타비오 리누치니의 대본을 음악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가 마침내 오페라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1933년 봄 오페라를 주축으로 피렌체 5월 음악제가 열렸습니다.

 

오페라 리골레토가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오페라의 발상지인 피렌체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자부심을 갖고 음악제의 명성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3년마다 개최하다가 1938년부터 매년 개최하게 되었고 2차 세계대전 시기에만 중단되었다가 이후 재개되었습니다.

 

피렌체에는 여러 오페라 극장이 있는데요. 공연은 주로 피렌체 오페라 국립극장 Teatro dell'Opera di Firenze, 페르골라 극장 Teatro della Pergola, 보볼리 정원 le Jardin de Boboli, 피콜로 소극장 Piccolo Teatro 등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극장들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국제적인 수준의 오페라 공연을 청중들에게 선사합니다.

 

그 외에도 피렌체의 다른 역사적인 장소들에서도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데요. 산타모니카 교회 Santa Monica Church와 같은 곳에서도 오페라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탈리어로 공연을 하며 주로 19세기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데요.

 

2024년에는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소프라노 김은희가 투란도트 역을 테너 백석종이 칼라프 역을 맡았습니다. 테너 백석종은 지난 3월 8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는데요. 공연 중간이었지만 믿을 수 없는 목소리란 찬사와 함께 환호는 1분 넘게 이어졌다고 합니다.

 

뉴욕 타임스는 그를 젊음과 가창력, 카리스마를 갖춘 꿈의 칼리프를 발견했다며 세계 음악계를 이끌 세기적 테너로 본인의 이름을 똑똑히 각인시켰다고 극찬했습니다. 이렇게 피렌체 5월 음악제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유명한 오페라 가수들이 참여하여 최고의 무대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합니다. 

 

 

백석종 투란도트 Nessun dorma 들으러 가기 >>

 

 

베로나 오페라 축제 Arena di Verona Opera Festival

 

 

 

 

베로나 오페라 축제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 도시인 베로나에서 열리는 음악제입니다. 축제는 매년 여름철에 야외 공연장인 아레나 디 베로나 원형극장에서 개최됩니다. 이 원형극장은 로마시대의 원형극장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고대에는 3만 명을 수용했다고 합니다.

 

현재 공연 용도로는 최대 22000명 객석이 가능합니다. 로마의 콜로세움보다 앞선 AD 30년에 건축된 거대한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인데요. 로마 시대에 검투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던 아레나는 로마의 멸망과 함께 검투 경기가 사라지면서 같이 존재 이유도 잊혔습니다. 근대까지 황폐하게 버려져 있었는데요.

 

20세기 초 테너 가수인 제나텔로가 베로나 아레나의 완벽한 자연음향 조건을 확인하면서 아레나는 공연장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913년 8월 10일 주세페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페라 아이다를 이곳에서 공연하였습니다. 푸치니, 마스카니, 카프카, 고리키 등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들이 공연을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대전 때를 제외하고 매년 여름 오페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인 주세페 베르디와 자코모 푸치니, 조아키노 로시니의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오페라가 공연됩니다. 다섯 편에서 일곱 편의 오페라가 50회 이상 공연되는데요. 공연은 전통적으로 밤 9시경에 시작되며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관객들이 준비해 온 촛불을 들고 지휘자와 공연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야외 공연장에 켜진 수많은 촛불은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를 대표하는 광경이라고 합니다. 2024년에는 6월 7일에서 9월 7일까지 축제가 열립니다. <카르멘> <아이다> <투란도트> 등의 오페라가 무대에 오릅니다.

 

<카르멘>은 베르디가 작곡한 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입니다. 세비야 거리, 리리아스 파스티아의 술집 산속의 한적한 곳, 세빌리아의 투우장 앞 광장을 배경으로 하는데요. 변덕스러운 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 작품입니다. 주요 아리아로는 "집시의 노래 Habanera"로 카르멘이 부르는 유명한 곡이 있습니다.

 

오페라 <아이다>도 베르디의 작품입니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전쟁 속에서 사랑과 정치적 음모가 얽힌 이야기인데요.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 사이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 작품입니다.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이지만 이집트의 노예로 잡혀 있습니다. 주요 아리아로는 "이기고 돌아오라 Ritorna vincitor"가 있습니다.

 

아이다 '이기고 돌아오라' 들으러 가기 >>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중국 공주 투란도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청혼하는 남성들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는데요. 세 가지를 모두 맞힐 경우엔 그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풀지 못하면 참수형에 처하겠다고 합니다. 이 극 중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입니다. 사랑과 운명, 선택이 주제인 이 작품은 중국의 궁궐 분위기와 화려한 볼거리가 눈에 띄는 대작입니다.

 

이처럼 매년 위대한 작품으로 세계 유명한 오페라 가수들이 모여 뛰어난 공연을 선보이는데요. 한 여름밤의 잊지 못할 추억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베로나를 찾는 전 세계의 관람객들의 발길은 끊기지 않고 있습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Salzburger Festspiel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매년 7~8월에 개최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축제입니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태어나 활동한 도시로 음악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축제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1년 내내 축제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외에도 4월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와 6월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성령 강림절 축제가 있습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현대음악 재즈 서커스 연극 무용까지 다양한 예술 축제를 1년 내내 즐길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큰 규모의 축제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 성악가들이 모이는데요. 오페라와 관현악 공연뿐만 아니라 실내악 독주회 연극 공연까지 펼쳐 보이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예술 축제인 셈입니다. 매년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약 한 달 이상에 걸쳐 열리며,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축제를 즐기러 이 아름다운 음악 도시를 방문합니다.

 

축제가 열리는 장소만 해도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30여 곳이며 공연 수만 200여 회에 달합니다. 이 축제는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공연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과 함께 유럽 3대 음악 축제로 손꼽힙니다.

 

1920년에 처음 개최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현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1924년과 1944년을 제외한 매년 여름에 열렸습니다. 1918년에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 지휘자 프란츠 실크, 무대 디자이너 알프레트 롤레가 음악 축제 준비를 위해 함께 했습니다.

 

드디어 1920년 8월 22일 호프만슈탈의 연극 예더만으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공식 개최되었습니다. 이후 매년 예더만 공연은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 광장 무대에서 오후 5시 또는 밤 9시에 열립니다. 전쟁이 끝나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세계 최고의 음악제로 자리 잡기까지는 잘츠부르크 태생의 거장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공헌이 컸습니다.

 

1956년 카라얀이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더욱 유명해집니다. 그는 무려 33년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축제를 함께 하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명성을 전 세계에 알려나갔습니다. 또 1967년에는 이 축제를 확장시키는 의미의 잘츠부르크 부활절 음악제를 그가 당시 이끌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1989년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카라얀 사후에도 1922년부터 음악제를 주도해 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사실상 이 축제에서 상주 악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필두로 왕립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관현악단이 이 축제에서 연주를 들려줍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음악적 유산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이 같이하는 문화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