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 작품 개요와 곡 분석 4악장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인류 최고의 음악이라 할 정도로 가장 위대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연시되면 빠지지 않고 연주되면서 청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곡입니다. 이 글에서는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 작품 개요, 곡 분석, 4악장을 집중적으로 다루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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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 작품 개요

 

 

베토벤은 전작인 8번 교향곡 이후 거의 10년 만에 신작 9번 합창 교향곡을 발표합니다. 당시 비엔나에서는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의 인기가 아이돌급으로 치솟고 있었습니다. 이런 로시니를 베토벤은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베토벤의 인기는 후기로 갈수록 점점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토벤은 초연을 비엔나에서 하면 실패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베를린에서 하려고 했으나 1824년 5월에 비엔나에서 하기로 결정합니다.

 

올해는 9번 교향곡 초연 200주년이 되는 셈입니다. 그의 자필 악보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의 창작 방식에서 커다란 변화를 보여주는 걸작 중의 걸작인 합창 교향곡입니다.

 

합창단이 추가로 편성되었기 때문에 종종 합창이나 합창 교향곡이라 불리지만, 그가 직접 이런 제목을 붙이지는 않았습니다. 합창 등 성악을 교향곡에 도입한 것도 베토벤이 최초가 아닌데요. 프랑스 작곡가들인 에티엔 메율이나 페르디난도 파에르가 베토벤 보다 먼저 합창이 들어간 교향곡을 작곡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작곡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악보가 현재 남아 있지 않고 실제로 연주가 됐는지도 불분명합니다.

 

 

비엔나 베토벤's house ⓒ사세최

 

 

제9번 교향곡은 구상에서부터 탄생까지 20년이 걸렸는데요. 20년 동안 계속 이 곡의 작곡에 몰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작곡을 시작한 시기는 영국의 런던 필하모닉 소사이어티가 교향곡 작곡을 부탁한 1817년인 듯합니다. 그럼에도 곡을 완성하는 데까지 7년이 걸렸는데요.

 

청력 상실 조카 양육권 소송들의 문제와 여타 다른 곡들도 작곡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활용하여 최고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수정과 고민을 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곡의 구상에서 완성까지의 시간 간극 사이에 이 곡의 여러 주제와 연관된 단편이 발견됩니다.

 

극음악 슈테판 왕 서곡과 합창 환상곡에서 4악장의 유명한 환희의 송가 주제와 유사한 선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에 직접 지휘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본인의 지휘로 초연을 하고 싶었던 베토벤은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자신이 지휘대에 서서 지휘를 하지만 그의 옆에서 미하엘 움라우프가 실제 악단이 보는 지휘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초연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그러나 듣지 못하는 베토벤은 곡이 끝났음에도 지휘대에 그대로 서 있었고 알토 독창자 카롤리네 웅거가 베토벤을 관객석으로 몸을 돌려주자 그제야 청중들의 환호하는 모습을 본 베토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렀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1악장부터 4악장까지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4악장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2악장과 3악장의 배치를 바꾼 것이며, 전체 곡의 길이도 일반적인 교향곡보다 두 배 이상으로 길어졌다는 점입니다. 

 

곡 분석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un poco maestoso '빠르지만 지나치지는 않은, 약간 장엄하게' D단조 2/4박자입니다. 조용한 서주에서 점차 고조되는 긴장감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규모와 강도는 베토벤 이전의 어떤 교향곡보다도 웅장합니다.

 

전개부는 거의 180마디 이상으로 늘어나 있습니다. 우주의 시작을 연상하게 하는 신비한 호른의 화음과 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시작합니다.

 

2악장 Molto vivace '매우 매우 빠르게' D단조 3/4박자입니다. 상당히 빠른 속도의 A-B-A의 3부 형식 스케르초입니다. 기존 교향곡과 달리 3악장과 바뀌면서 느린 악장 앞으로 갔습니다.

 

이것은 베토벤이 처음 시도한 것으로 이후 많은 작곡가들이 이 방식을 많이 취했습니다. 빠르고 리듬감 있는 음악으로 교향곡의 에너지를 고조시킵니다. 베토벤 특유의 음악적 유머가 돋보이는 악장입니다.

 

3악장 Adagio molto e cantabile '매우 느리며 노래하듯이' B flat 장조입니다. 주제를 다양하게 변형시키는 변주곡 형식입니다. 굉장히 정적이고 심오하면서도 여린 3악장이 거대한 4악장으로 진입하기 전에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 4악장은 Presto '급속도로 빠르게' D단조입니다. 이 곡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핵심인 악장입니다. 이 악장만 20분 넘게 연주되는데요. 매우 요란하게 시작한 후 갑자기 잠잠해졌다가 유명한 환희의 송가 멜로디가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해 점점 고조됩니다. 

 

 

비엔나 베토벤's house 베토벤 악보 ⓒ사세최

 

 

 4악장

이 악장은 가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페라의 서사를 갖고 있으며 오페라의 레치타티보를 기악으로 나타냅니다. 마치 베토벤이 머릿속으로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악장은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악만으로 진행되는 전반부가 나오고 독창 중창 합창으로 성악이 주도하는 후반부로 이뤄집니다. 관악기와 팀파니의 격렬한 팡파르와 함께 서주를 시작하는데 첫 마디부터 불협화음으로 시작합니다.

 

4악장은 환희의 송가를 주제로 한 변주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변주는 서로 다른 특징들을 보여줍니다. 1변주는 주제의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정하며 주제의 멜로디와 리듬을 소개합니다.

 

2변주에서는 주제가 목관악기에 의해 연주되며, 더욱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3변주는 현악기의 피치카토 연주로 리듬감이 강조되며 주제의 리듬적인 요소를 변형시킵니다.

 

4변주는 주제가 확장되어 더욱 웅장하고 강렬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발전합니다.

 

5변주에서는 주제가 변형되어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비엔나 베토벤's house ⓒ사세최

 

 

6변주는 주제가 더욱 빠르고 활기찬 리듬으로 변주되며,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섹션들이 참여합니다.

 

7변주에서는 주제가 느린 템포로 연주되며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8변주는 주제가 다시 빠른 템포로 돌아가며 이전의 변주들보다 더욱 복잡하고 역동적인 구조를 보입니다.

 

9변주와 10변주에서는 주제가 점점 더 확장되고 발전하여, 최종적으로 합창 부분으로 이어집니다.

 

후반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성악으로 들어갑니다. 독창 부분은 베이스 성악가가 나와서 '오 친구들, 이런 소리 말고! 더욱 즐겁고 기쁜 노래를 부르자'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이 가사는 베토벤 자신이 직접 쓴 것입니다. 이 독창이 끝나고 나면 역시 베이스가 남성 합창과 함께 '환희의 송가' 주제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은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로부터 영감을 받은 부분이지만 4변주 앞 레치타티보의 가사는 베토벤의 직접 썼습니다. 베토벤은 실러의 이 작품을 처음 접한 1792년부터 늘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드디어 합창 교향곡 4악장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이 악장은 마지막 절정에 이르면 합창단이 '환희여, 아름다운 주의 빛!'을 강하게 내어지르면서 헤피 엔딩을 조성합니다. 이어서 오케스트라의 아주 열광적인 연주가 따라붙어 기쁨에 찬 환희로 4악장을 마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마치 베토벤의 번민과 갈등을 기승전결로 보여주는 것 같아 청중들을 매료시킵니다. 이런 이유로 베토벤의 제9번 교향곡 합창은 음악 역사상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걸작 중의 걸작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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