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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 중앙묘지 슈베르트 묘지 사진
오스트리아 빈 중앙묘지 슈베르트 묘에 국화 한 송이 두고오다 ;ⓒ사세최

 

슈베르트의 삶

슈베르트 Franz Peter Schubert는 1797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태어났습니다. 1828에 사망할 때까지 31년의 짧은 삶 동안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19세기 독일 리트 형식의 창시자로서 뛰어난 리트 작품들로 유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관현악곡 교회 음악 실내악 피아노곡 등 많은 작품들에서도 그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곡가입니다. 안타깝게도 병으로 31세에 사망하는데요. 가난하고 타고난 병약함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600여 편의 가곡과 13편의 교향곡 소나타 오페라 등을 작곡했으며 가곡의 왕이라고 불립니다. 그는 초등학교 교장인 아버지와 요리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그에게 다섯 살부터 악기 교육을 시켰습니다. 직접 바이올린의 기초를 가르쳤으며 슈베르트의 형 이그나츠는 그에게 피아노를 가르쳤습니다. 1804년 슈베르트는 안토니오 살리에리와 같은 당대의 유명한 음악가에게서 지도를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1808년에는 궁정신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는데요. 그곳에서 모차르트의 서곡이나 교향곡을 접한 그는 특히 모차르트를 좋아하고 베토벤을 존경하였습니다.

 

 

베토벤과의 만남

그는 베토벤과 만난 적이 있었는데요. 소심한 성격 탓에 그는 평소 존경해 왔던 베토벤을 쉽사리 만날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설령 두 사람이 만난다 하더라도 베토벤의 청력상실과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대화가 잘 이뤄지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베토벤과의 만남이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그는 용기를 내어 1827년 베토벤 집에 방문하여 두 사람은 드디어 만나게 됩니다. 놀라운 사실은 두 사람은 불과 2km 정도 떨어진 곳에 가까이 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베토벤에게 자신이 작곡한 악보를 보여주었는데요. 베토벤은 그의 악보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으며 이렇게 늦게 만난 것에 대해 후회를 하며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네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내 명은 이제 다 되었네. 슈베르트, 자네는 분명 세상을 빛낼 수 있는 훌륭한 음악가가 될 것이네. 그러니 부디 용기를 잃지 말게..." 존경하고 선망하는 베토벤은 합병증으로 힘들어 하면서 한마디 한마디 말할 때마다 기침을 하며 괴로워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베토벤은 듣지 못하기 때문에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글로 적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슈베르트는 자신이 존경하는 음악가의 병색 짙은 처참한 모습을 보고 인사도 없이 그대로 방을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면서요. 이 만남은 베토벤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의 일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되었습니다. 베토벤이 세상이 떠난 1년 뒤인 1828년, 그는 대위법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공부하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몸져눕게 됩니다. 병세는 악화되어 기억력이 감퇴하고 혼잣말을 하는 등 정신이상의 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이틀 뒤에 안타깝게도 31세의 젊은 나이로 비엔나에서 요절합니다. 그는 평소 존경하던 베토벤의 옆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대로 비엔나 중앙 묘지의 베토벤 무덤 옆에 나란히 묻힙니다. 그의 사망 원인을 추측하는 데는 여러 설이 있는데요. 현재는 매독으로 인한 사망설이 신빙성을 얻고 있습니다. 

 

 

교향곡 제8번 미완성

1865년 12월 17일 밤, 비엔나에서 헤르베크가 지휘하는 음악협회 관현악단이 자칫 영원히 파묻힐 뻔한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8번을 초연했습니다. 이날 연주회를 본 평론가 한슬리크는 다음과 같은 관람평을 냈습니다. "알레그로의 악장이 시작되고 서주가 지나간 뒤, 바이올린의 조용한 속삭임 위로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달콤한 노래를 읊조리기 시작하자, 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저마다 '슈베르트이다!'하고 소곤거렸다. 이 단조로 쓴, 구슬픈 노래와 첼로의 주제, 그리고 랜틀러 무곡 같은 유연한 가락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선율이 계속될 때 듣고 있던 사람들의 가슴은, 마치 그리운 슈베르트가 먼 여행에서 돌아와 우리 사이에 살아 서 있는 듯한 기쁨에 사로잡혔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8번 <미완성>은 그가 25세 때인 1822년에 작곡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두 악장만 완성하고 나머지를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그는 자신을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슈타이어 음악협회 명예 회원으로 추천해 준 친구이자 지휘자인 안젤름 휘텐브렌너에게, 감사의 뜻으로 두 악장짜리 교향곡 8번을 지어서 보냈습니다. 휘텐브렌너는 악보를 서랍에 넣고 잊어버렸습니다. 이 악보를 발견한 사람은 휘텐브렌너의 동생인 요제프였는데요. 1860년 악보를 발견한 요제프는 이 곡은 잃어버린 보물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비엔나의 지휘자 헤르베크에게 보내 연주할 것을 재촉하였습니다. 결국 악보를 보내고 6년 뒤에 세상을 떠난 슈베르트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한 음도 듣지 못한 셈입니다. 세계가 그의 천재성을 깨달은 것은 그가 죽은 지 40년이 지나서였습니다. 이 곡에 미완성이라는 부제가 붙은 까닭이 있는데요. 흔히 4악장 구성이어야 하는 교향곡에 비해 2악장 밖에 없는 형식상 미완성 상태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3악장이 9소절까지 오케스트레이션되어 있고 피아노 스케치도 남아 있는 점으로 보아, 슈베르트는 애초 전 4악장 구성의 곡을 쓸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추정되기도 하는데요. 어째서 나머지까지 완성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여러 추측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 주장은 그가 두 개 악장에서 이미 하고 싶은 말 읊고 싶은 노래를 다 했다고 생각하고 천재다운 직감으로 펜을 놓았을 것이라는 설입니다. 브람스가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 곡은 형식상으로는 분명 미완성이지마, 실은 미완성이 아니다. 두 개의 악장을 들으면 내용이 충실하고 그 아름다운 선율은 모든 사람의 영혼을 한없는 사랑으로 감싼다. 누구든 감동하지 않을 수 없도록 온화하고 친근한 사랑의 말로 우리에게 다가든다. 이처럼 대중적인 매력을 지닌 교향곡을 나는 일찍이 들어본 일이 없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8번은 25세 청춘의 음악적 야망과 실험 정신, 인생에 대한 낭만과 서정적인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섬세한 시정과 풍부한 화성, 절묘한 전조로 슈베르트 교향곡 중 가장 완성도가 높습니다. 슬프면서도 감미롭고 우아한 기품을 지닌 선율로 영혼을 위로해 줍니다. 그윽하고 짙은 슬픔은 슈베르트 음악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는 "내 음악은 나의 천재성과 고통의 산물이며, 내가 가장 큰 괴로움 속에서 쓴 것을 사람들은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술회한 바 있습니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엄숙하고 암시적인 선율을 조용히 노래하며 시작합니다. 곧이어 바이올린의 섬세한 움직임을 타고 목관이 구슬픈 가락을 읊다가 첼로가 서정적인 제2주제를 연주하는 부분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 두 개의 주제가 곡을 비극적인 클라이맥스로 이끌어갑니다. 이 악장은 슈베르트 특유의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강한 감정의 표현과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합니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는 더욱 차분하고 성찰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유유히 노래하는 듯한 상냥한 기분과 애틋한 애수를 담고 있는데요. 바이올린과 첼로의 2중주처럼 시작하는 주제와 대선율을 비롯하여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감성을 잘 표현합니다. 지휘자 바인가르트너는 "슈베르트는 이 곡으로 이미 영원한 안식의 길을 채비해 놓고 있지 않았을까?..."라고 감탄했습니다. 이 악장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중에서도 아주 감동적인 부분으로 손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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