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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드보르작 연주회 사진
예술의 전당 드보르작 연주회 ⓒ사세최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으로,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감정적 깊이와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곡은 드보르작의 개인적 경험과 음악적 성취가 결합된 결과물로,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친 걸작입니다.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b단조, 곡 분석, 후대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b단조 

드보르작은 1892년 뉴욕 국립음악원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를 작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는 그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는데요. 미국에서의 경험은 그의 음악적 스타일에 새로운 영감을 제공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아프로-아메리칸 문화와 체코의 슬라브 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형식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만남의 결과로 이 곡은 흑인 영가와 미국 인디언 민요, 보헤미아의 민족 음악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선율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첼로는 협주곡을 이끌어가기엔 추진력이나 화려함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기였습니다. 그 역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에 비해 첼로가 멜로디 라인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믿음 때문에 첼로 협주곡을 쓰는 것을 다소 꺼려했습니다. 그러나 신세계 교향곡을 쓰고 나서 후속 교향곡을 구상 중에 당시 뉴욕에서 활동하던 미국의 첼리스트 빅터 허버트 Victor Herbert 의 첼로 협주곡 2번을 듣게 됩니다. 그는 감명을 받아 첼로 협주곡을 쓰기로 마음을 바꿨는데요. 첼로 협주곡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그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에게 협주곡 형식 내에서 첼로의 표현력과 기술적 역량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친구이자 첼리스트인 하누슈 비한을 염두에 두고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 곡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한때 사랑했던 처제 요세피나 카우니츠오바 Josefina Kaunitzova가 병을 앓고 있어 상심이 큰 시기에 작곡되었는데요. 이러한 개인적인 감정은 협주곡의 서정적인 풍부함과 깊이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말년의 브람스는 이 곡을 듣고 첼로협주곡이 이렇게 놀라운 곡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자신도 첼로 협주곡 작곡을 시도했을 거라고 친구에게 말한 일화도 있습니다. 드보르작은 몇 차례의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하누슈 비한과는 의견 차이로 사이가 벌어집니다. 초연은 그가 지휘하고 영국의 첼리스트 레오스턴가 첼로를 맡은 가운데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곡 분석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는 드보르작의 음악적 기교와 감정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첫 번째 악장은 호른이 연주하는 목가적인 두 번째 주제가 인상적이며, 애틋한 향수가 짙은 두 번째 악장, 그리고 보헤미아적인 느낌이 강한 행진곡 풍의 세 번째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협주곡은 첼리스트에게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며, 관현악부와 혼연일체가 되어 교향곡으로 발전합니다. 특히 이 협주곡의 관현악 파트는 토속적이면서도 남성적인 열정을 물씬 풍깁니다. 제1악장 알레그로 Allegro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으로 B단조로 시작하여 B장조로 전환되며 약 15분간 지속됩니다. 서주 없이 클라리넷이 곧바로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하면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현악기와 목관악기들이 합세해 주제를 반복하고 나면 호른이 보헤미아의 서정을 담은 제2주제를 연주합니다. 이 주제는 작곡가 자신도 뭉클함을 느낀다고 고백할 정도로 만족해했다고 합니다. 오케스트라가 힘차게 주제를 반복한 후 솔로 첼리스트가 등장합니다. 첼리스트는 제1주제와 제2주제를 차례로 연주한 후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켜 나갑니다. 드보르작은 이 악장에서 첼로의 중간 음역대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도, 높은 음역대의 코끼리 같은 소리와 낮은 음역대의 중얼거림을 피하고자 했습니다. 제2악장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 Adagio, ma non troppo은 G장조로 연주되는 세도막 형식의 악장으로 약 12분간 지속됩니다. 이 악장은 더욱 서정적이며, 드보르작의 고향 체코의 정서를 반영하는 부드러운 선율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 그리움과 더불어 지난날 사랑했던 연인에 대한 연민과 애틋함이 녹아 있습니다. 오보에와 바순, 클라리넷 등 목관악기가 목가적이고 애수 어린 제1주제를 연주하면 뒤를 이어 첼로가 등장해 이를 반복합니다. 그는 이 악장에서 첼로의 노래하는 성격을 강조하여, 악기의 섬세한 표현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냅니다. 가요풍이 두드러지는 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단조로 조 옮김을 하면서 격렬한 전체 합주가 등장합니다. 이후 첼로가 풍부한 표정의 제2주제를 연주하는데요. 이 주제는 한때 사랑하는 연인이기도 했던 처제 요세피나 카우니츠오바가 좋아했던 드보르작 자신의 가곡 나를 혼자 내버려주오  Leave Me Alone의 선율을 차용한 것입니다. 이 작품을 쓸 당시 세상을 떠난 요세피나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이 악장을 썼습니다. 마지막 3악장 피날레 알레그로 모데라토 Finale  Allegro moderato는 자유로운 론도 형식의 악장입니다. B단조로 시작하여 B장조로 끝나며, 약 13분간 지속됩니다. 보헤미아적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악장으로 행진곡풍의 리드미컬한 연주로 막을 올립니다. 호른과 목관 악기로 시작해 첼로가 제1주제를 힘차게 연주하고 계속해서 첼로와 오케스트라가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생동감 있게 전개됩니다. 후반부에는 2악장의 제2주제였던 요세피나의 테마가 다시 등장하고 1악장의 주제도 다시 재현되면서 음악이 한 차례 고조되면서 힘차게 마침표를 찍습니다. 

 

 

후대에 미친 영향

이 곡은 그 규모와 독창적인 곡상으로 다른 작곡가들의 첼로 협주곡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후대의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클린 뒤 프레 Jacqueline du Pré,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Mstislav Rostropovich, 요요마 Yo-Yo Ma 등 많은 저명한 첼리스트들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드보르작이 유럽에서만 활동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걸작으로, 미국과 보헤미아의 민속 음악적인 선율을 변형하여 사용한 점이 특징적입니다. 서정적인 멜로디, 아름다운 하모니, 강력한 오케스트레이션의 풍부한 조화는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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