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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무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 네이버 이미지

 

로시니 

 

조아키노 로시니는 1792년 이탈리아 페자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19세기 전반의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작곡가입니다. 그의 부모님은 음악가였으며 그 덕분에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 예술을 접하면서 음악적인 재능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갔습니다. 14세에 첫 오페라 테메트리오와 폴리비오를 작곡하며 주목받았습니다. 20대 초반에 이탈리아 오페라계의 주요 인물이 되었습니다. 놀라운 작곡 속도로 유명한 그는 총 37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는데요. 이 중 상당수가 크게 성공한 덕분에 일찌감치 큰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의 오페라는 유려한 멜로디 라인 생동감 넘치는 앙상블 드라마와 유머의 독특한 조화로 유명합니다. 당시 유럽 사회는 프랑스 대혁명으로 굉장히 혼란스웠는데요. 그래서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로시니의 음악이 지쳐있던 대중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겁니다. 그는 오페라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발전시켰는데요. 베르디와 푸치니와 같은 후기 작곡가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면서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로시니 오페라의 중요한 특징으로 크레셴도 효과가 있습니다. 본래 크레셴도는 점점 크게라는 의미이지만 그는 이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창조해 냈습니다. 그의 크레셴도는 오페라에서 점점 노래의 규모가 커져가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테면 독창에서 시작해 이중창 사중창 마지막에는 등장인물이 모두 등장해 합창을 하게 되는 식입니다. 그의 크레셴도는 단순히 소리가 커지는 것이 아니었는데요. 독창적인 리듬과 역동적인 음역 화려한 관현악으로 악상을 확대했습니다. 동시에 같은 악구를 빠른 템포로 무한 반복하면서 청중의 감정을 최고조에 도달하도록 했습니다. 그럼으로써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결말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그는 오케스트라를 다루는 데 아주 뛰어나서 오페라에서 반주로만 머물던 관현악의 비중을 높였는데요. 이로써 풍부한 표현과 셈여림 다양한 템포로 극의 긴장감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줄거리와 달콤한 멜로디, 볼거리가 많은 무대 효과도 로시니 오페라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그는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베토벤보다도 훨씬 유명한 작곡가였습니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37세에 오페라 윌리엄 텔을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하며 작곡에서 물러났는데요. 당시 음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이후 1868년 76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9년 동안 요리 활동과 사교 모임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는 음악 예술 문화 음식 등 다양한 방면에서 미식가이자 훌륭한 요리사로서 삶을 즐겼습니다. 요리 연구에도 열정적이었던 그의 이름을 딴 요리 alla Rossini와 요리 경연대회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는 풍파 없이 편안한 여생을 즐긴 갑부 작곡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세비야의 이발사 초연 대실패와 대성공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세비야의 이발사는 지금까지도 많은 오페라 극장에서 연주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작품입니다. 1816년에 초연되었으며 그의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동시대 거장인 파이시엘로가 이미 발표하고 공연 중이었는데요. 화가 난 파이시엘로의 골수팬들이 세비야의 이발사가 초연되는 날 공연장에 몰려와 야유를 하며 휘파람을 불고 소란을 피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1막이 끝날 무렵엔 쥐 한 마리와 그것을 쫓아온 고양이 한 마리가 무대 위로 난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화가 난 로시니는 참다못해 집으로 돌아갔고 공연은 대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럼에도 둘째 날의 공연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어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와 경의를 표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훌륭한 관현악의 울림과 경쾌한 선율이 가득합니다. 로시니는 이 작품을 단 13만에 작곡했는데요. 열정에 불타오르는 스물네 살 작곡가의 천재적인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겁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줄거리에 명랑하고 달콤한 멜로디의 매력적인 음악으로 이 오페라가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비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내용과 유명 아리아

 

이 오페라의 대본은 프랑스의 극작가 피에르 보마르셰가 쓴 동명의 풍자극 3부작 중 하나입니다. 그중 1부를 이탈리아 대본가 '체사레 스테르비니'가 각색하여 완성했는데요.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영리하고 수완이 뛰어난 이발사 피가로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사람들의 머리를 다듬거나 수염을 깎아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타고난 지혜와 재치로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고, 동네 해결사처럼 어렵고 곤란한 일을 척척 해결해 주기도 합니다. 그는 알마비바 백작을 도와, 아름다운 로지나를 그녀의 음란한 수호자 바르톨로 박사로부터 구해 백작과 로지나가 결혼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오페라는 부파 캐릭터, 복잡한 줄거리, 변장과 오해 등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야기는 재치와 매력이 어우러진 생생한 장면들을 통해 전개되는데요. 매력적이고 역동적인 오페라를 만드는 로시니의 기술을 잘 보여줍니다.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에는 피가로의 아리아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 Largo al Factotum"이 있습니다. 바리톤이 노래하는 이 아리아는 의기양양한 콧노래로 시작합니다. 세비야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찾는다며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가사로 피가로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발사의 허풍과 재치를 보여주는 속사포 같은 가사에서 자신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자랑합니다. 이 곡은 바리톤의 악곡 가운데에서 드물게 빠른 템포로 밝고 경쾌한 악상으로 쓰였는데요. 수많은 오페라 부파의 아리아 중에서도 지명도가 높고 단독의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려져 노래되는 기회가 많습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로지나의 "방금 들린 그대 음성 Una voce poco fa"입니다. 1막 5장에서 로지나가 부르는 카바티나 cavatina입니다. 카바티나는 오페라나 오라토리오에서 기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서정적인 독창곡을 말합니다. 젊은 백작 알마비바가 로지나에게 반해서 어떻게든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는데 피가로가 꾀를 내어 가난한 학생 린도로로 위장시켜서 로지나의 창가에서 세레나데를 부르게 합니다. 창가에서 들려오는 린도로의 노래에 마음이 흔들린 로지나가 부르는 노래가 "방금 들린 그대 음성'입니다. 알마비바 백작의 아리아 "보라! 하늘에서 밝은 미소가 Ecco, ridente in cielo"는 백작의 낭만적인 열정과 테너의 서정적 능력을 보여주는 고요한 세레나데입니다. 오페라의 막이 올라가면서 바로 등장하는 아리아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치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아름다운 노랫말이 청중들의 마음을 시작부터 사로잡습니다. 독특한 멜로디와 풍부한 서정성을 지닌 이 아리아들은 오페라의 서사를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잘 드러나게 합니다. 이는 세비야의 이발사가 당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걸작으로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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